창녕 낙동강 남지 개비리길을 걷다.
일시 : 2019.07.27.(토요일)
날씨 : 비
고향의 반가운 친구들과 창녕군 남지 용산마을의 끝자락 창나루 나루터에서 시작해 개비리길을 걸어 영아지 나루터까지 가서는 다시 개비리길을 걸어 되돌아오는 트레킹을 즐기기로 한다. 막바지 장맛비가 오는 관계로 우산 쓰고 담소를 나누며 즐겁게 산책을 한다.
트레일 코스 : 창나루 나루터(10:50)~용산양수장(11:08)~옹달샘 쉼터(11:30)~죽림 쉼터(11:32)~야생화 쉼터
(11:50)~영아지 나루터(12:10)~죽림쉼터(12:35)~용산양수장(12:58)~창나루 나루터(13:24)
♥ 오늘 트레킹한 왕복 개비리길 지형도이다.
♥ 낙동강 남지개비리길은 남지읍 용산마을에서 영아지마을에 이르는 낙동강가에 있는 길로 벼랑을 따라 자연적으로 조성된 길이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수 있는 좁은 이 길은 수십 미터 절벽 위로 아슬아슬 이어가며 낙동강이 그려주는 눈부신 풍경을 가슴에 담아 올 수 있는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걷는 시골 여행길이다.
낙동강 남지개비리길 유래는 여러 이야기로 전해진다. 영아지마을에 사는 황씨할아버지의 개 누렁이가 11마리의
새끼를 낳았는데 그 중에 한 마리가 유독 눈에 띄게 조그만한 조리쟁이(못나고 작아 볼품이 없다는 뜻의 지방 사투리였다. 힘이 약했던 조리쟁이는 어미젖이 10개밖에 되지 않아 젖먹이 경쟁에서 항상 밀렸고 황씨 할아버지는 그런
조리쟁이를 가엾게 여겼었고 새끼들이 크자 10마리는 남지시장에 내다 팔았지만 조리쟁이는 집에 남겨두었다.
그러던 어느 날 등(山) 너머 시집간 황씨할아버지의 딸이 친정에 왔다가면서 조리쟁이를 키우겠다며 시집인 알개실(용산리)로 데려갔다. 며칠 후 황씨할아버지의 딸은 깜짝 놀랐다. 친정의 누렁이가 조리쟁이에게 젖을 먹이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누렁이가 젖을 주려고 등(山)을 넘어 온 것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에 살펴보니 누렁이는 하루에 꼭 한 번씩 조리쟁이에게 젖을 먹이고 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폭설이 내린 날에도 여전히 누렁이는 알개실 마을에 나타났고 마을 사람들은 누렁이가 어느 길로 왔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누렁이 뒤를 따라갔는데 누렁이는 낙동강을 따라 있는 절벽면의 급경사로 인하여 눈이 쌓이지 못하고 강으로 떨어져 눈이 없는 곳을 따라 다녔던 것을 확인하였다.
이때부터 사람들은 높은 산 고개를 넘는 수고로움을 피하고 ‘개(누렁이)가 다닌 비리(절벽)’로 다니게 되어 ‘개비리’라는 길 이름으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또 다른 유래로는 ‘개’는 강가를 말하며 ‘비리’는 벼랑이란 뜻의 벼루에서 나온 말로서 강가 절벽 위에 난 길의 뜻으로
벼랑을 따라 조성된 길을 의미한다
♥ (10:50) 끝물의 장맛비가 내린다. 부산서 출발할 때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함께 동행하기로 한 고향 친구들이
차례로 전화를 해 비가 온다기에 각자 판단을 해라고 하고는 혼자 우중 트레킹을 할 요량으로 창나루 나루터로
이동했다. 등산 준비를 하고 있는데 다시 전화가 와 모두 가고 있다는 게 아닌가. 반가운 마음으로 기다려
개비리길만 왕복하기로 한다.
♥ (11:05) 각자 우산을 쓰고 담소를 나누며 산책을 즐긴다. 용산냥수장 입구에 도착하는 사진이다. 홍의장군 곽제우를
연상하게 스토리텔링을 만들어 놨다. 사각 정자에 앉아 비도 피할겸 쉬어 간다.
♥ (11:16) 용산양수장을 통과해 개비리길 안내판을 따라 걷는다. 자꾸 개발이 이루어져 본연의 개비리길은 많이 줄어 들었다.
♥ 감나무 사이에 돌이 끼어 한몸이 되어 있는 것도 있다.
<여양진씨 감나무 시집 보내기>라는 제목의 안내판도 있다.
♥ (11:31) 인위적으로 만든 금천교와 동천교를 지나 대나무 숲에 들어 서다. 다시말해 대나무 쉼터이다.
♥ (11:32) 죽림 쉼터에 도착하니 비를 피해 두 팀이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도 함께 자리에 끼어 든다.
♥ 다들 한 배씩 하는 친구들이라 배를 넣어 본다고 용을 쓰기도..(친구 집사람만 빼고)
♥ (11:53) 비가 오니 운치가 더 있다. 낙동강의 풍광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가벼운 운동하기엔 딱이다.
♥ 잘 위장한 두꺼비가 반갑다. 옛날 어릴적 시골집이 생각난다. 비만 오면 마당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
♥ (12:10) 영아지 나루터 옆에 만들어진 사각정자에 앉아 준비해간 커피도 한잔하며 여유를 즐긴다.얼마나 평온한가? 친구들과 함께하니 더욱 즐겁다. 머리가 가장 흰 친구 의도대로 따라 하기로 맹세(?)하였기에 이유 불문 다시 개비리길을 따라 원점회귀 하기로 한다. 능선을 따라 걸어 마분산으로 해서 원점회귀해도 그렇게 힘든 코스가 아닌데..
♥ (12:30) 야생화 쉼터 아래 최고의 포토존이라 생각하는 곳으로 인도해 기념 사진도 찍었다. 배 감춘다고 다들
고생하는 흔적을 읽을 수 있다.
♥ 야생화 쉼터의 목재 덱이다. 지금은 잡풀로 가득하다.
♥ (12:47) 서서히 비가 그친다. 낙동강의 풍경이 선명해진다. 넓은 나뭇닢 뒤에 뭐가 있어 뒤져보니 꽃매미가 울 채비를 하고 있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비가 완전히 그치니 폭염을 알리는 매미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기 시작한다.
♥ (12:49) 옹달샘 쉼터로 되돌아 왔다. 사후 관리가 중요한데..
♥ <옥관자 바위>, <관직에 등관시킨 층층나무>라는 안내판도 붙어 있다.
♥ (12:58) 처음 쉬었던 용산 양수장 옆 정자에 다시 앉았다.
♥ (13:21) 낙동강과 남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이다. 좌측은 함안 대산면이고 오른쪽은 의령 지정면이다.
♥ 우리가 걷고 있는 바로 위 능선이 마분산 능선인데 곽제우 장군의 애마가 뭍혀 있다고 말무덤산이라 부른단다.
♥ (13:22) 임도의 양 가로 처진개벚나무(일명 수양벚나무·능수벚나무)가 심겨져 있는데 많이 성숙해졌다.
♥ (13:24) 출발지점인 창나루 나루터에 도착했다. 친구들과 함께, 비와 함께 나름 즐거운 트레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