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야생화

며느리밑씻개

최우보(솔향기) 2023. 7. 7. 21:10

꽃 이름 중 언어의 상스러움하면 떠오르는 식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꽃은 전국 각지에 널리 분포하며 풀밭이나 길가에 흔히 나는 덩굴성의 한해살이풀이다. 모가 진 줄기는 길이 2m에 달하며 가지를 많이 치는데 갈고리와 같은 잔가시를 지니고 다른 물체로 기어오른다. 긴 자루를 가진 잎은 마디마다 서로 어긋나게 자리한다.

 

학명 : Persicaria senticosa

분류 : 마디풀과 / 한해살이풀

 

 

 

한글명 며누리밑싳개, 며누리밑씻개, 며누리밑싯개, 며느리밑씻개 따위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간의 갈등을 나타내는 옛이야기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종소명 센티코자(senticosa)는 아래로 향한 날카로운 가시가 있다는 뜻이란다.

 

 

 

 

 

잎은 세모꼴로 생겼으며 모진 부분은 모두 뾰족하다. 잎의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뒷면의 주가 되는 잎맥 아래쪽에는 잎자루와 더불어 작은 가시를 가지고 있다. 잎겨드랑이에는 둥근꼴의 작은 받침잎이 자리한다. 가지 끝에 여러 송이의 꽃잎을 가지지 않는 작은 꽃이 둥글게 뭉쳐 핀다. 꽃의 지름은 3mm 안팎이고 빛깔은 분홍빛이다.

 

 

 

 

 

형태분류를 알아보면 한해살이로 덩굴성이다. 사각으로 모가 진 능선을 따라 예리한 갈고리형 가시(逆刺)가 거꾸로 나 있다.

 

 

 

 

 

잎은 어긋나며(互生), 잎자루는 잎 바닥(葉底) 위치에 붙어 있고, 뒷면 엽줄(葉脈) 위에 가시 털(刺毛)이 있다. 잎 길이와 잎자루 길이가 비슷하며, 잎자루에 역자(逆刺)가 있고, 탁엽초(托葉鞘)는 신장형(腎臟形)이다.(참고로 며느리배꼽은 잎의 배꼽 위치에 잎자루가 연결되어 있다.)

 

 

 

 

 

꽃은 5~10월에 피고, 짝꽃(兩性花)이다. 꽃자루(花梗)에 잔털과 샘털(腺毛)이 있다.(참고로 며느리배꼽은 주로 7월 이후에 꽃이 핀다.) 며느리밑씻개의 꽃말은 시샘, 질투라고 한단다.

 

 

 

 

 

열매는 여윈열매(瘦果)이며, 흑색으로 둥글지만 광택이 나지 않는다.

 

 

 

 

 

식생지리를 살펴보면 냉온대~난온대로 중국(주로 동부와 남동부), 만주, 대만, 일본, 연해주 등지에 분포하고 있단다.

 

 

 

 

 

며느리밑씻개라는 이름을 갖게 된 사유를 검색해 본다.

 

하필이면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며느리밑씻개 명칭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가 가시가 돋아 있는 풀로 뒤를 닦도록 했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라고 전해지기도 하고 치질 예방에 사용된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아들을 며느리에게 빼앗겼다는 심리적 상실감에서 비롯된 고부갈등은 익히 알려져 있기에 식물명에 시어머니의 심리가 잘 나타나 있는 면이 있다. 옛날에는 오늘날과 같은 화장지가 별도로 없었기에 지푸라기나 나뭇잎 같은 것을 대용으로 많이 이용했다.

 

서양에서는 고부가 아니라 장모와 사위사이가 안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사위는 백년지객(百年之客)이고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대접이 극진한데 말이다.

 

놀랍게도 며느리밑씻개 명칭은 일제 강점기에 조선총독부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는 며느리밑씻개를 의붓자식의 밑씻개’(ままこの しりぬぐぃ, 마마코노시리누구이)라고 하며 의붓자식며느리로 바꿔 치기 한 것이다.

 

아마도 고부갈등의 한국인 정서를 잘 파악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해방 후 우리나라 학자들이 우리식물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본인이 만든 명칭을 그대로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 사광이아제비라는 우리 고유의 명칭이 있었지만 선정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