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 8봉, 통도사 뒤 영축산 등산
일시 : 2024.02.03.(토요일)
날씨 : 비~눈~비
2월의 첫 토요일 짓궂은 날씨를 품고 통도사 뒤 영축산을 등산하기 위해 지산마을에 위치한 축서암으로 이동하였다. 가는 도중 번영로에서 비가 오는 것도 보고 또한 무지개도 서산에 뜬 모습도 보며 날씨가 괜찮겠지 하는 기대로 축서암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만차에 가까웠다. 비스듬히 주차를 하고 등산준비를 한다. 영알 8봉 완등을 위한 등객들의 뜨거운 마음은 식을 기미가 없는 것 같다. 아마 3만 명 넘으면 다르겠지.
등산코스 : 축서암(09:07)~여천각시굴(10:40)~영축산 정상(11:40)~옛 취서산장(12:25)~축서암(13:24)
등산거리 : 6km(총소요시간 : 4시간17분 – 알바 포함 안단테 안단테)
등산 트립 :
영축산 정상 - 오늘도 인증 샷을 하느라 등객들이 궂은 날씨에도 줄을 길게 서있다.
🔺 오늘 등산한 코스인데 여천각시굴에서 정상까지는 비와 눈으로 위험한 구간을 배제하고 우회도로를 택했는데, 낙엽과 눈으로 덮혀 길이 보이질 않아 나름 고생을 했다.
🔺 축서암에 나름 일찍 도착했으나 벌써 만차다. 입구에 비스듬히 주차를 하고는 등산을 시작한다. 사진 찍고 있는 방향으로 나가면 바로 등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는 이정표를 따라 쭉 올라가면 된다. 모르면 등객이 많아 물으면 된다.
🔺 지그재그의 임도에 도착해서는 곧잘 계곡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른다. 지금 서있는 이정표 지점이 「지내3-2」이다.
🔺 해발 800m 쯤에 오르니 눈이 녹지 않고 쌓여있다. 겨울에 눈을 보는 건 당연하지만 지역 특성상 이곳 영남알프스를 오르지 않으면 눈을 보기 힘든 지역에 살다보니 눙ㄴ을 보면 반갑다. 안개까지 짙게 끼어 한편의 수묵화를 감상하는 느낌도 갖는다.
🔺 옛 취서산장 입구의 임도 가장자리에서 여천각시굴을 향해 방향을 잡는다. 낙엽 위에 눈까지 덮어 산길이 잘 보이질 않는다. 마침 등객의 발자국이 있어 눈을 부럽뜨고 조심해서 나아간다.
🔺 상고대를 구경하는 재미 엄청 크다. 등산의 힘듬을 잠시 잊는 순간이다. 버섯 위에 쌓인 눈이 눈덩이인지 버섯인지 착각할 정도이다.
🔺 쉽지 않게 능선에 도착했다. 여기서 여천각시굴까지는 등로가 잘 보인다.
🔺 어마무시한 바위 아래 자리한 여천각시굴에 도착했다. 비지땀을 흘리며. 작고 좁은 굴 안에 들어가 바깥 풍경도 담고 혼자 셀프 샷도 하며 잠시 쉬어간다. 여기서 여천각시굴에 얽힌 전설을 옮겨본다.
〈임진왜란 전란사에 의하면 1957년 정유재란 때 왜장 가또오가남쪽으로 퇴각하다가 울산에 도산성(島山城)을 쌓고 그 곳에서 진을 치고 사수하고 있었는데 그 이듬해인 1598년 명(明)나라의 원군과 조선군이포위하니 왜군은 굶주림과 추위로 큰 곤경에 빠지게 되었다. 이를 구하기 위하여 동래 방면에서 온 왜의 원병과 아군이 현 삼남면 들레벌(들 가운데로 신불산에서 발원한 내<천(川)>가 흐르고 있어 명명되 지명(地名).일명 가천(加川)벌)에서 교전(交戰)한 일이 있었다 한다.(결국 왜군의 반격으로 명(明)의 장수(將帥)인 마귀(麻貴)가 이끄는 연합군이 도산성에서퇴각하여 경주에 주둔했다 한다)〉
여기에서 연유한 듯한 구전이 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당시 아군이 단조성에 주둔하고 있었고 왜의 원정군이 동래에 양산 언양을 거쳐 울산 방면으로 북상하기 위하여 여기까지 왔을 때 이 곳에 있던 아군의 방해로 더 이상 나아갈 수가 없자 이 영취산 산성을 공략하기 위하여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별 효과가 없었다. 이에 영취산 정상 아래의 바위굴에서 베를 짜고 있던 여천각시에게 아군으로 위장하여 성 안으로 들어 갈 수 있는 방법을 물으매 영취산을 돌아 서편에 있는 백발등으로 침공하면 쉽게 입성(入城)할 수 있다고 하므로 왜군은 들레벌에 짚으로 만든 인형을 줄지어 세워 놓고는 그 곳으로 급습하니 아군은 전멸하고 성은 함락됐다고 하는데, 그 때 흘린 아군의피가 성내의 못에 흘러 피못을 이루었다고 한다. 이에 성(城)이 설치된 등을 피 못등(혹은 비패등)이라 하고 그 굴을 여천각시굴이라 한다고 하며, 이 때 홀로 남은 아군 장수는 시살등 쪽으로 백발가("원수로다원수로다 백발등이 원수로다"를 부르면서 사라졌다고 전해 오고 있다. - 블로그에서 발췌
🔺 여천각시굴에서 바로 동봉으로 오르는 암벽코스가 눈비로 미끄러워 ㅘ측으로 난 우회길을 택해 정상으로 바로 가기로 한다. 그런데 등객이 다닌 흔적도 없고, 낙엽과 눈으로 등로가 아예 없다. 다운 받은 트립도 업ㅅ어 정상을 목표로 조심해서 벅차게 가다보니 엉뚱하게 능선에 도착해 돌아 나오기도 한다. 지금 이 사진도 어느 능선에 위치한 바위인지를 설명 못하겠다.
🔺 어렵사리 등로를 찾아 능선을 걸으니 소나무에 쌓인 눈이 몹시 멋있게 보인다. 피곤은 피곤이고 멋있는 장면은 놓칠 수가 없지.
🔺 지금 정상은 눈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이나 영남알프스 8봉 완등 인증 샷을 위한 줄은 길게 늘어서 있다. 등객의 도움을 받아 옆에서 등록을 위한 인증 샷을 해 등록했다. 오늘따라 등록이 재대로 되지를 않아 몇 번을 시도했다. 스마트폰 거치대를 지난주에 부러뜨려 새로 샀는데, 오늘 숲속을 해메며 걷자보니 또 박살났다. 오늘 역시 헌자서는 인증 할 수가 없는 처지가 되었는데, 등객의 도움이 컸다.
🔺 정상에서 보는 눈꽃 세상이다. 사방은 눈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잠시 상고대의 아름다움을 감상한다.
🔺 영축산 정상에서 옛 취서산장 갈림길까지는 응달이라 완전히 눈 구덩이다. 아이젠을 차에 그냥 두고 온 걸 후회하며 조심조심 내려왔다. 생각 외로 눈이 많이 쌓여있고 다져져 엄청 미끄러웠다.
🔺 정상에서는 눈이 내렸는데, 옛 취서산장에 도착하니 비로 변해 찝찝하게 내린다.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곳 산장이 2022년도 11월에 철거를 했다네. 보니까 오늘도 간이 매점 같이 해 컵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었다.
하산은 계곡 쪽 지름길이 아닌 지그재그의 임도 중앙을 가르는 지름길로 해서 무작정 내려 왔다.
🔺 축서암에 도착해 올려다 보니 6부 정도 위로는 구름이 덮었다. 주차장의 차들은 그대로 많다. 벅찬 오르막도 만났지만 마치고나니 마음이 개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