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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납매 - 섣달(납월)에 피는 꽃

일시 : 2024.02.04.(일요일)

날씨 : 흐림

 

혹독한 한파로 꽃잎이 얼어 너무 불쌍하게 보여 찍은 사진을 올리지 않고 기다렸다 봄비를 맞으며 새롭게 생기를 찾은 모습을 담았다. 운동 나온 많은 주민들이 내가 찍는 모습을 보고는 멈춰서 폰으로 꽃을 담는다.

 

학명 : Chimonanthus praecox

분류 : 받침꽃과 / 낙엽활엽관목

 

 

 

 

납은 섣달을 뜻하는 것으로 12(동지섣달)에 피는 매화라는 뜻이다. ‘한 겨울에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란 뜻으로 한객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중국에서 들어왔다고 해서 당매라고 부르기도 한다.

 

 

 

 

 

납매는 중국 후베이성의 이창지방에서 협곡지대의 절벽에 자생한다고 한다.

 

 

 

 

 

예로부터 설중사우라고 해서 옥매 · 납매 · 다매(동백) · 수선을 한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경관 특성을 살펴보면 지름 2cm 정도 되는 작은 꽃들이 초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겨울 내내 핀다. 향기가 대단히 진해서 15m 정도 떨어져서도 향이 느껴진다.

 

 

 

 

 

꽃잎의 바깥쪽은 연한 노란색이고 안쪽의 꽃잎은 암갈색이다. 꽃받침과 꽃잎은 잘 구병되지 않으며, 햇빛이 통과하는 노란 꽃잎은 종잇장 같은 투명함을 느끼게 한다.

 

 

 

 

 

열매는 작은 고구마 만하게 생겼으며, 끝부분에 뿔 같은 돌기가 돌아가면서 달린 다소 기이한 모양으로 익는데, 관상 가치는 별로 없다.

 

 

 

 

 

측천무후와 납매의 관계에 관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옮겨본다.

 

「측천무후가 황제로 있던 어느 겨울날, 큰 눈이 내렸다. 술에 취한 측천무후가 밖을 내다보니 납매(蠟梅, 섣달에 꽃이 피는 매화)의 꽃이 피어 있다. 흥이 난 그녀가 꽃구경을 가겠노라고 하자 공주가 말린다. 납매는 눈의 기운으로 피어나는 겨울 꽃이지만 다른 꽃들은 각자 꽃피는 시기가 따로 있다는 공주의 말에 측천무후는 이렇게 답한다.

납매가 추위를 두려워하지 않고 짐에게 기쁨을 주었으니, 다른 꽃들도 당연히 짐을 기쁘게 해줄 것이다. 옛 사람이 말하길, ‘덕이 있는 천자는 모든 신들이 돕는다고 했다. 나는 여자로서 황위에 올랐는데, 자고로 몇 명에게나 가능했던 일이냐? 어찌 신들의 도움만 있겠느냐? 꽃을 피우는 작은 일쯤이야 어찌 짐의 뜻대로 되지 않겠느냐? 설령 짐이 자연의 조화를 거슬러 모든 꽃을 일제히 피우게 명한들 어찌 거역할 수 있겠느냐?”

 

결국 측천무후는 다음날까지 꽃을 피우라는 어지를 써서 상림원에 걸어두게 한다. 상림원의 납매선녀와 수선화선녀가 꽃들의 우두머리인 백화(百花)선녀에게 이 소식을 전하러 갔으나 공교롭게도 백화선녀가 자리에 없다. 난꽃·복사꽃·버들꽃·계수나무꽃·국화꽃·연꽃·갈대꽃·등꽃·원추리꽃·해바라기꽃·마름꽃·해당화·작약·수선화·진달래꽃 선녀 등은 측천무후의 어지를 받들 것이냐, 백화선녀의 명을 기다릴 것이냐 고민하다가 결국 어지를 받들기로 한다.」

 

 

 

 

 

여기서 천하의 모란이 뤄양에서 번성한 이유에 관한 내용도 발췌해봤다.

 

「이튿날 날이 밝았다. 꽃들이 활짝 피었다는 소식을 태감이 아뢰자, 측천무후는 기쁨에 겨워 상림원으로 간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모란꽃이 아직 피지 않은 것이다. 평소에 모란을 아끼며 보살펴주길 30여년이거늘 혼자서 꽃을 피우지 않았으니 배은망덕하다며 분노한 측천무후, 모란을 캐내 불사르라고 명한다. 이때 공주가 또 말린다. 꽃 중의 왕인 모란이 어찌 어지를 따르지 않겠느냐, 꽃이 커서 피기 어려운 것이니 반나절의 시간을 더 주자고. 결국 측천무후의 위협에 모란이 꽃을 피운다. 그래도 여전히 마음이 풀리지 않은 측천무후는 모란을 귀양 보내라는 어지를 내린다. 모란이 귀양 간 곳이 바로 뤄양이다. 천하의 모란이 뤄양에서 가장 번성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한다.

 

이상은 청나라 이여진(李汝珍)의 풍자소설 <경화연(鏡花緣)>에 나오는 이야기다. 여기서 이여진은 한족에 대한 만주족 정권의 탄압을 측천무후에 빗댄 것이다. 직접적 비판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상상적인 이야기를 통해 불합리한 현실을 풍자할 수밖에 없었으리라. 일찍이 송나라 때의 <사물기원(事物紀原)>에도 모란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유사한 기록이 전해진다. “측천무후가 겨울에 후원으로 노닐러 갔는데 모든 꽃이 꽃을 피웠으나 모란 혼자서 늦었기에 결국 뤄양으로 귀양을 갔다. 그래서 오늘날 모란은 뤄양이 으뜸이라고 말한다.” 측천무후는 당나라를 대신해 주나라를 세운 뒤 뤄양을 신도(神都)라고 칭하며 수도로 삼았다. 따라서 앞의 이야기(물론 매우 허구적인 소설이긴 하지만)에서 모란을 뤄양으로 귀양 보냈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아무튼 뤄양과 모란·측천무후의 밀접한 관계를 반영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납매의 품종은 10여종 정도가 알려져 있는데, 줄기는 지면에서 여러 개가 올라가서 총생하고 가지는 가는 편이다. 자세히 속을 들여다보면 꽃지름은 2cm 내외로 꽃받침과 꽃잎은 다수이며, 가운뎃잎은 노란색으로 대형이고 속잎은 암자색으로 소형이다.

 

수술 56, 암술은 다수이며 항아리 모양으로 움푹 들어간 꽃받침 속에 있다.

꽃이 진 후 꽃받침은 생장해서 긴 달걀 모양의 위과(僞果)의 열매가 되고 그 속에 콩 알만한 종자가 520개 들어 있다.

 

번식은 접목·실생·분주(포기나누기) ·삽목(꺾꽂이취목(휘묻이) 등으로 한다. 원예품종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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