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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이 있는 여행

함안의 정자를 찾아서 - 반구정

일시 : 2017.03.25(토요일)

날씨 : 봄비

 

함안군 대산면 장암리 입사마을에서 임도로 3km 정도 오르면 반구정에 도착한다. 넓지 않은 길이다.

포장이 된 곳도 있고, 비포장인 구역도 있다. 방향을 바꾸는 커브 길은 조심해야하는 곳도 있다.

 

봄비가 제법 내리는 가운데 처소에 기척을 해도 무반응이었는데, 조금 있으니 주말을 맞아 아들내외와

딸 내외가 혼자 계시는 어르신을 모시고 외출 갔다 돌아 왔다. 어르신은 물론 아들에게서도 이곳의 실상과

현실을 자세히 들을 수가 있었다.

 

반구정에 도착하니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야생화 채취 금지라는 플래카드이다. 알고 보니 남방바람꽃 자생지란다.

사진촬영을 위해 자생지를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하고, 무작정 채취해 그 수가 엄청 줄었다고 한다.

 

 

 

 

날아가는 갈매기와 여생을 보내는 곳이라고 이름 지어진 반구정은 낙동강이 동쪽으로 흘러 십리쯤 되는 곳에 옛날 말

바위가 있었다 한다. 조방 선생은 그 바위 위에 정자를 짓고 반구정이라 했으며 스스로를 두암이라 했다 한다.

두암 선생은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과 함께 창의해 많은 공을 세웠고 정유재란 때는 금오산성의 적을 격퇴하고

화왕산성을 지킨 분이다. 전후 두암 선생은 반구정에서 함께 싸웠던 동지들과 뱃놀이를 하며 여생을 보냈다고 전한다.

 

반구정이 자리한 용화산 기슭은 함안과 의령, 창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임진왜란 당시 교두보가 되었던

전략적 요충지다. 반구정에는 두암 선생의 시가 걸려 있다.

어버이를 섬김에 마땅히 효를 다하고/ 나라를 위해서는 마땅히 충이라 / 슬프다 이내 몸은 모두 미치지 못하였으니/ 세상에 한이 끝이 없도다.’

 

세월은 끊임없이 흘러 강섶은 조금씩 침식해 후손들은 1858년 지금의 자리로 반구정을 옮겨 세웠다고 한다.

1929년에 중수했고 2000년에 들어서서야 진입로가 만들어지고 전기가 들어왔단다. 지금은 두암 선생의 후손인

조성도 할아버지가 반구정 옆에 거처를 마련해 살고 계신다.

 

 

 

 

 

  

 

 

 

함께 우산을 쓰고 낙동강과 강 건너 창녕 땅을 본다. 풍수지리적으로 가장 좋은 곳이라고 한다.

모르는 내가 봐도 정말로 명당인 듯하다.

 

누각이 현실 생활을 위해 샤시 등이 설치돼 아쉬운 점이 있는데, 이곳의 압권은 650년 된 느티나무의 위용이다.

높이기 15m 정도 되고, 둘레가 5,5m 정도 된단다. 아주 잘 생긴 거목이다.

 

느티나무와 어우러지는 일출이 장관이란다. 지금은 일출시간도 아니고 비까지 오는 흐린 날씨라 멀리 보이는

남지철교도 흐릿하다. 강 건너 파랗게 보이는 넓은 들판에는 20여일 후면 노란색 유채꽃이 강바람에 출렁이겠지..??

 

 

 

 

 

 

 

 

 

 

 

 

 

 

 

 

 

 

 

 

 

 

 

 

 

 

 

 

 

 

 

 

 

 

 

♥ 느티나무 아래에는 함안군에서 지어 준 육각의 정자 “호기정”이 자리하고 있고,     느티나무 옆에는 반구정의 역사를 새긴 표석이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