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상리천에 흰노루귀가 꿩의바람꽃과 어우러져 활짝 펴있다. 깨끗하고 시원한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
노루귀라 함은 꽃대 끝에서 꽃의 밑둥을 싸고 있는 비늘 모양의 조각을 총포라고 하는데, 총포는 녹색으로 흰털이 빽빽이 나 있다. 흰털의 모습이 노루귀와 흡사하다고 해서 노루귀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단다.
학명 : Hepatica asiatica
분류 : 미나리아재비과 / 여러해살이풀
노루귀는 일찍 피는 야생화들처럼 키가 작아 눈에 잘 띄지 않으나, 무리지어 자란다. 꽃은 4월에 잎이 나오기 전에 먼저 핀다고 하는데, 일찍 피는 놈은 2월 하순이면 핀다. 부엽질이 풍부한 곳, 여름에는 서늘하고 겨울에는 빛이 잘 드는 양지쪽에서 잘 자란다. 꽃색은 기본적으로 흰색, 분홍색, 보라색이 있으나 연분홍에서 진분홍, 연보라에서 자주색에 가까운 진보라, 남색까지 색감이 다양하다. 그런데 상리천의 노루귀는 모두가 흰색 꽃이다.
꽃은 잎보다 먼저 긴 꽃대 위에 1개씩 붙어 피는데 꽃의 지름은 약 1,5cm이다.
노루귀의 꽃말은 인내, 신뢰, 믿음이라고 한단다.
노루귀에 관한 전설을 검색해서 알아 옮겨본다.
옛날 어느 산골에 '함평 이씨'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의 집은 무척이나 가난했기 때문에 나무를 해다 팔아서 겨우 연명하며 살았는데, 함평 이씨가 산에서 나무를 하고 있던 참에 커다란 노루 한마리가 달려오더니 그가 해놓은 나무더미 속으로 들어가 숨었단다. 그러자 조금 뒤에 포수가 헐레벌떡 뛰어와 노루 한 마리가 도망가는 걸 보지 못했느냐고 물었지만 그는 시치미를 뚝 떼고는 모른다고 했단다.
그렇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노루는 그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듯 머리를 끄덕이더니 그의 옷자락을 물고 자꾸 어디론가 끌고 갔단다. 이상한 일도 다 있다 싶어 따라 가보니 산중턱에 이르러서 노루는 멈추더니 한 자리를 앞발로 치다가는 드러 눕는 시늉을 해보였단다. 그 모습을 한참 바라보던 그는 마침내 그 뜻을 짐작하고는 '아아 이 자리가 명당이라는 뜻이구나!' 그는 바로 그곳에 표시를 해 두었다가 부모님께서 돌아가시자, 묘 자리를 그곳으로 하였다네. 그 후로 그의 자손들이 번창했음은 물론이고 그 가문에서 많은 공신이 나왔다고 한다. 그 후로 사람들은 함평 이씨가 노루를 만난 그 고개를 '노루고개'라고 불렀는데, 경기도 수원군 봉담면 분천리에 위치한다고 한다.
노루귀는 주로 관상용으로 화단이나 화분에 심어 감상하는데, 민간에서는 장이세신 또는 파설초라고 해서 진통제 또는 진해제로 사용하지만, 유독성 식물이다.
참 깨끗하고 선명한 꽃이다.
꿩의바람꽃 대신 주객전도가 된 기분이다.
이곳 상리천은 그 흔한 분홍색 등은 구경할래야 할 수가 없다.
요리 보고 조리 봐도 예쁜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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